석사 학위를 받다. 나에 관한 작은 이야기


공직에 들어와서 뭔가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진학한 행정대학원.

그 2년의 결실을 맺었다.

수석졸업의 영광을 안게되어 졸업생 대표로 졸업생 인사도 했다.

졸업하고 나니 뭔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미련일까? 그리움일까?

졸업식때 발표했던 졸업생 인사 원고를 아래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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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졸업생 인사를 하게 된 행정학과 이상철입니다. 먼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학위수여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해주신 교수님들과 내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논문심사 통과 후 졸업만 하면 된다고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던 저에게, 졸업생 인사를 해달라는 전화가 온 89일부터 원고를 행정실에 보낸 8.20일까지는 또 다른 논문심사 기간이었습니다. 이번 논문의 주제인 졸업생 인사는 내용의 특별성보다는 보편성이 중요하지만, 논문심사에서 A-를 받은 저에게 보편성 도출은 매우 큰 난제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번 논문도 고득점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제 경험의 특별성이 반영된 세 개의 단어, ·단계·어깨, 로 짧게 이번 논문인 졸업생 인사를 마감하려 합니다.

 

어려서 즐겨하던 놀이가 있었습니다. 마구 흩어져 있는 점들을 순서에 따라 연결하면, 어느 순간 토끼, 호랑이, 코끼리와 같은 동물 그림이 나타나는 놀이 말입니다. 놀이를 하면서 참 신기해했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 인생은 어쩌면 이런 점 잇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개의 점들을 볼때는 이게 뭔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데, 그런 점들이 연결되면아하 이거였구나하고 깨닫는 것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박사라를 점을 인생에 찍었습니다. 오늘 찍은 이 점은 우리 인생의 다른 점들과 연결되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멋진 인생의 그림으로 그려질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런 막연한 긍정이나 믿음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인 아이였습니다. 중학교 때 왜 평생 사용하지도 않을 것 같은 과목들을 공부해야 하는지 아버지께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버지는지금 네가 하고 있는 공부가 필요한 단계에 올라서면, 그때까지 했던 공부의 의미를 알거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철없던 저는그럼 공부를 아예 안하면 올라설 단계도 없을 테니 공부를 안 해도 되는구나하며 자기 맘대로 생각하고 공부를 등한시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로 저는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라는 단계까지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아이작 뉴턴의 말처럼, 부모님의 크나큰 어깨가 없었다면,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일구고 가꾼 교수님들의 어깨, 동기·선후배들의 어깨가 없었다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기적인 제가 주위를 돌아보고, 사회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준 모든 거인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관심을 갖게 되면 사랑이 생기고, 사랑이 생기면 이해하게 된다라고 몸소 알려주신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 제 진심이 닫기를 기도해봅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하여 여기에 계신 모든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기꺼이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거인이 되길 저는 소망합니다. 우리들의 어깨가 그들에게 빛과 희망을 맞이하는 굳건한 대지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번 논문도 고득점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디 오늘 제 논문이 무사히 통과되었기를 바라며 졸업생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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